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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업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글로벌 분업구조, 수출규제…영향과 대응 (1) : 글로벌 분업구조에서 한국의 산업, 새로운 도전과 과제

현재로서 일본이 한국에 수출을 규제하는 품목은 많지 않다. 그런데도 큰 영향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들 품목의 특징은 무엇인가? ‘세계시장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한 기업이 획득할 수 있는 매출, 수익도 크지 않은 품목들’이다. 중소?중견기업들이 투자, 생산하는 다양한 품목들로 시장 진입 리스크도 높은 편이다. 한국이 하지 않았던 중소기업 영역의 품목인데, 이들을 일본의 중소?중견기업들이 세계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시사하는 바가 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업연구원, 중소기업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정책 세미나가 지난달 26일 엘타워에서 열렸다. 주제는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과 한국 소재?부품산업의 대응’이었다. 주제발표는 대부분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영향, 진단, 대응방안 모색에 관한 내용이다. ‘현재로서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영향과 파급경로를 식별하기가 어렵다’는 진단부터 ‘우리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원청업체의 대응에 따라 달라져 아직 가시화되지 않는다’는 진단도 있었다. 공통의 진단은 ‘위기’라는 것이었으며, 대응방안은 이를 ‘기회’로 반전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글/신동완 기자

 

글로벌 가치사슬과 한국 산업

산업연구원 조철 산업통상연구본부장은 “세계에서 가장 해외 의존적 경제구조를 가진 나라가 한국”이라며, 한국은 GDP 대비 수출비중이 37.5%, 수입비중이 31.3%로 G20 국가 중 3, 4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수출의존도에 있어 한국보다 높은 국가는 네덜란드와 독일인데 이들 국가들이 수출의존도가 높은 이유는 EU 역내무역에 기인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수출의존도는 한국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수입의존도는 네덜란드, 멕시코, 독일, 한국 순이지만 네덜란드와 독일은 설명한대로 EU 역내무역에 원인이 있고 우리나라보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멕시코 밖에 없다.

한국 경제가 해외의존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원자재가 부족하다는 제약 아래서 발전을 꾀했는데, 여기서 무역확대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조철 본부장은 “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1차 산품에서 대규모 적자를 거두고 있는 구조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1차 산품을 가공하여 수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구조”라고 했다. 한국은 산업 발전단계상 소비재보다 자본재나 중간재에서 경쟁력을 보유하여 이들 분야에서 대규모 흑자를 창출했다. ‘해외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중간재 및 자본재로 사용됨으로써 글로벌 가치사슬에 밀접하게 연계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한국 산업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세계 전체가 가치사슬로 연계되어 산업발전을 추진해 왔을 뿐 아니라 한국은 여타 국가들에 비해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조철 본부장은 “총생산 중 해외생산에 투입된 국내 부가가치 비중인 전방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뿐만 아니라 국내 생산에 중간 투입된 해외 부가가치 비중인 후방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도 미국, 일본, 중국 등 국가들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한국 산업의 위상과 과제

조 본부장은 “우리는 범용이긴 하지만 소재?부품 산업을 일찍 발전시켰고, 자동차 부품 같은 완제품이 아닌 소재?부품이 주요 수출품목인데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 수출규제 앞에서는 왜 큰 어려움을 겪을까?”를 분석해 보는 것이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가는 첫 단계라고 말했다. 

한국은 가전, 통신기기, 의류, 기타 경공업 제품은 일부 프리미엄 제품을 제외하면 국내 생산단계를 지나 해외로 이전한 산업 위상을 자랑한다. 2차대전 이후 자동차 산업을 시작하여 독자적 발전을 이룩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한국은 대부분 부품을 자동차산업 발전 초기 이미 국산화했고, 수입하는 부품은 규모의 경제로 경제성이 부족한 변속기 같은 일부 부품뿐이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수소연료전기자동차,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 등 미래형 자동차 산업에서도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수요는 소규모이지만 고기술을 요하는 특수장비, 핵심 소재?부품의 시장 진입에는 장벽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단적으로 보여주는 반도체, 2차전지,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소재나 이의 가공에 쓰이는 장비는 취약했다는 것이다. 다양한 기기에 탑재되는 시스템 반도체도 취약하며 센서 등 부품도 수입한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문제가 될 것은 스마트자동차에 들어가는 시스템 반도체, 센서, 라이더, 레이더 등과 친환경자동차에 들어가는 2차전지, 수소연료탱크, 연료전지 등에 필요한 소재들이다.

조 본부장은 한국의 산업이 업종별로 발전단계에서 미비했던 부분들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철강, 석유화학 등 범용소재 생산을 위한 장치산업은 일반적으로 내수산업이지만 우리는 효율적 생산 시스템 구축을 통해 수출산업화했다. 범용부문은 중국이 공급능력을 확대하여 공급과잉으로 한국을 위협하고 있고, 특수강, 스페셜 화학 등도 한국은 발전시키지 못했다.

조선산업에서 보듯 세계 1위로 부상했던 조선산업이었지만 중국의 추격으로 건조물량에서는 중국과 선두를 다투는 처지고, 한국은 가스운반선 등 고부가가치선 중심으로 생산하고, 일본과 중국은 일반 화물선 등 저부가가치선을 생산하지만, 일부 핵심 부품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 실정이다. 건설기계, 범용공작기계 등은 우리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특수장비나 CNC 등은 수입에 의존한다.

대량생산 최종재 및 범용소재?부품산업 등 기존 주력산업 대부분이 성장한계에 도달했고 중국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조 본부장은 “공급사슬 관점에서 본다면 주요 산업이 필요로 하는 특수 소재 및 부품, 장비 등을 국산화하고 수출산업화 해야 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반도체산업을 예로 들면 시스템 반도체는 개발 및 설계 등이 부족하며, 메모리반도체 제조와 조립, 테스트, 패키징 등에 필요한 소재 및 장비가 취약하다. 반도체를 사용하는 수요산업은 한국이 발전되어 있거나 이미 중국 등 신흥국으로 이전, 해외생산하고 있다. 종합반도체 회사(IMD)가 생산을 담당하는 메모리반도체와는 달리 시스템반도체는 생산과정에서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해야 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과제다.

“가치사슬 관점에서 보면, 자체 브랜드파워, 기획, R&D, 마케팅 능력 등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독자 브랜드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조 본부장의 설명이다.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한국은 대부분의 산업이 독자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R&D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조 본부장의 평가다.

 

산업통상 환경 변화와 글로벌 가치사슬의 미래

조 본부장은 “과거 글로벌 가치사슬은 확대해 갔지만 최근은 그 반대”라고 했다. 대표적 사례는 미?중 분쟁으로 이런 경우가 가치사슬을 위축시키고 있는 사례라는 것이다. 미?중 분쟁의 본격화 이전부터 미국은 중국의 M&A 등을 통한 기술획득에 지속적인 견제를 해왔다. 이후 2017년 7월 미국이 340억 달러의 대중 수입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자 양국의 관세 분쟁은 본격화했다. 올해 5월 미국은 중국의 5G 기술 기업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거래금지를 발표하면서 미?중 사이는 관세분쟁에서 기술분쟁으로 번졌다. 최근에는 중국의 위안화 가치하락에 대응하여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분쟁은 환율전쟁으로 확산했다.

무역분쟁이 패권경쟁의 양상으로 발전하면서 정치, 외교, 군사 등으로 확산되고 있을 뿐 아니라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문제는 미?중 분쟁에서 미국이 취하는 태도에 세계 각국이 동일하게 대응한다는 점”이라고 조 본부장은 말한다. 즉 각국의 산업정책은 최근 가치사슬을 자국에 구축하고 있으려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가치사슬은 위축되는 세계의 산업통상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자국 내 산업기반을 강화하는 각국의 산업정책을 보면, 대표적인 것이 ‘중국제조 2025’,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미국의 ‘첨단제조 파트너십’ 등이 있고 이 뿐만 아니라 산유국, 동남아시아 국가, 기타 신흥국가들도 자국 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조 본부장은 “4차산업혁명도 자국 내 산업기술 진흥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글로벌 가치사슬을 중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4차 산업혁명은 통상환경과 관련하여 생산기지(해외투자) 및 무역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며, 생산방식뿐 아니라 다양한 사치사슬 활동의 변화를 유발시키고 있다. 4차산업혁명으로 생산의 자동화 및 스마트화가 진행되면 저임금 노동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수요처에 가까운 곳으로 생산기지가 이동한다. 자연스럽게 선진국들은 자국 내 생산이 강화되는 상황을 맞는 것이다.

또 4차산업혁명을 수행할수록 연구개발이나 핵심 부품 및 소재, 장비 등의 조달, 기획, 마케팅 등은 경쟁력을 지닌 부분에 대한 집중이 더 심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조 본부장은 “전체적으로 선진국들은 소홀했던 제조업을 자국 내에서 강화한다”고 했다.

조 본부장은 “국제 가치사슬 구조에서 자국 내 생산을 강화하면 방어적 기제로서 보호무역의 일환인 수출규제가 행사된다”고 했다. 이러한 수출규제는 가치사슬 핵심 부분의 공급을 규제함으로써 상대국 산업발전을 방해하려는 공격적 수단이며 결국 가치사슬 단절을 시도하는 것으로 귀착된다. 직접적으로 자국산업을 보호하려는 수입규제와 달리 작구의 수출을 제한함으로써 상대국에 피해를 주지만, 글로벌 가치사슬 체제 아래서는 자국의 산업도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제 산업통상환경은 자국 내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하는 자체 가치사슬 능력을 강화하는 시대가 됐다. 선진국들은 산업정책, 더 나아가 보호무역을 통해서라도 가치사슬에서 지금까지 소홀히 해왔던 제조부문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또 중국 등 신흥국은 산업정책을 통해 자국의 브랜드가치, 연구개발 가치 등을 높이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의 영향과 의미    

먼저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품목의 특성은 ‘세계시장 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한 기업이 획득할 수 있는 매출, 수익도 크지 않은 품목들’이다. 중소?중견기업들이 투자, 생산하는 다양한 품목들로 시장 진입 리스크도 높은 편이다. 한국이 할 수 없는 중소기업 영역의 품목인데, 이를 일본의 중소?중견기업들이 세계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공급할 있는 소재부품 및 자본재는 공급사슬 특성에 기인하여 우리 기업이 단기간에 대처하기 쉽지 않고 현재까지 무역수지 적자를 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주요 첨단제품 및 소재부품 1,200개에서 일본이 공급하는 품목 수는 894개로 미국, 유럽, 중국 등에 비해 많았고, 이들 중 30% 이상이 세계시장 점유율 60% 이상으로 270개에 달하는 품목에서 일본이 독점력을 갖고 있다.

세계사장 점유율 60% 이상 품목은 60% 이상이 전자관련 소재?부품으로서 이들의 매출 수준은 매우 낮다. 따라서 중소?중견기업들이 투자해야 하지만 신뢰의 문제로 수요기업의 구매 여부가 불확실하고, 시장진입에 따른 리스크가 매우 높지만 수익은 크지 않은 특성이 있다. 조 본부장은 “이 품목들은 우리의 산업발전 단계에서 일본을 추격했어야 하는 품목들이고, 산업의 특성 상 국산화 및 수출산업화가 부진했던 품목”이라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이번 글로벌 가치사슬을 약화시킬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는 일본이 수출을 규제함으로써 한국이 글로벌 가치사슬을 붕괴시키는 역할을 맡았다”고 주장했다. 조 본부장은 일본이 공급하는 소재부품이나 장비 등은 글로벌 공급사슬의 최후방에 있어 공급 단절을 실시하는 경우 전방에 있는 매우 긴 가치사슬과 관련된 산업들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계산에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이루어졌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가치사슬로 연계되어 있는 모든 산업에서 한 쪽이 공급단절을 시도할 경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수요부문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조 본부장은 자동차 산업의 경우 3차 벤더의 중소기업이 부품공급을 중단했을 때 완성차 공장과 그 밖의 자동차 생산관련 모든 가치사슬의 가동이 중단된 사태가 있었다고 말했다. 

철강산업 등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미?중 무역 빛 기술분쟁,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정책, 중국 소재부품 및 자본재산업의 질적 성장, 스마트 제조의 확산 등 글로벌 가치사슬 위축 요소들이 동시에 진행되어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도가 높은 한국은 매우 나쁜 상황에 처해 있다.

‘일본은 산업 기반인 신뢰를 상실했다“는 것이 조 본부장의 평가다. 이번 일본의 조치는 기업의 신뢰를 붕괴시키며 세계 전체 글로벌 가치사슬을 위축시킨 요인이라는 것이다. 조 본부장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가치사슬은 리스크가 존재하지만 이 체제가 유지되어 온 것은 상호 신뢰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본 기업이 독점적으로 공급하여 리스크가 매우 높은 품목에도 불구하고 거래선 다변화를 취하지 않았던 이유는 일본의 조달체계가 장기 지속할 것이라는 신뢰에 기반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본부장은 기업의 신뢰성 상실로 거래선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이로 인해 일본 기업의 독과점 체계가 붕괴되면, 이는 일본 산업기반을 약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 예로 도요타 생산방식에서 장기 지속거래가 이루어지는 요인 중 하나로 일괄벌칙제도를 들 수 있으며, 이는 신뢰가 상실되었을 때 거래 중단이 발생한다는 교훈을 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한국의 거래기업뿐 아니라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도 일본 기업에 대한 신뢰가 상실되어 거래선 다변화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결국 일본 산업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 본부장은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는 우리 수요기업이 해당 품목을 국산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봤다. “과거에는 정책 당국이나 중소 소재 및 장비업체의 일방적인 국산화 전략이 추진되었지만, 지금은 대체 거래선이 필요한 수요업체와 공동노력이 가능하게 되어 해당 품목의 국산화가 실효성 있게 추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관련 제품의 국산화가 이루어지더라도 시용할 유인이 없었고, 리스크만 고려하면 지속적으로 일본 기업의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 반전의 기회를 맞기도 했다는 것이다.

조 본부장은 “더구나 우리나라 산업발전 단계로 보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의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해야 하는 시기와 맞아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수요기업과 산업정책의 목표가 일치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미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은 중국내 생산이 크게 늘고 있고, 중국의 관련 기업들도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며, 반도체도 중국 생산이 늘고 있는 실정이어서 차세대 수출산업이 요구되는 때에 맞춰 우리의 공동 노력이 발휘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응 방안

① 초격차 전략

먼저 “생태계 전반의 육성을 통한 초격차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우리가 일정 정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향후 시장 성장가능성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 등 신흥국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등에 비해서도 앞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 성장가능성 산업이란 일본의 수출 규제의 공격 포인트이자 4차산업혁명 시대에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을 말한다. 조 본부장은 단순히 이들 소재?부품을 개발, 생산하는 데 그치지 말고 소재?부품, 장비, 연구개발 등 가치사슬 전반, 생태계 전반에 거쳐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정책을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개발, 공급에 있어 수요기업 등과 상호 연계성을 중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소재?부품이나 장비 등은 개발 후 수요기업의 구매와 연결되는 메커니즘 수립이 대응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하고, 현재 문제되고 있는 소재나 장비뿐만 아니라 신소재 개발과 산업화 등도 기초 연구개발이 중요하다고 했다.

 

② 융복합?개방형 혁신을 통한 제품 차별화 전략

다음으로 조 본부장은 “융복합 및 개방형 혁신을 통한 제품 차별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통상 환경 변화에 따라 표준화한 제품은 글로벌 가치사슬이 위축되는 가운데 우리의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어 차별화한 신제품이 지속적으로 나와야 활로가 트인다는 것이다. 신제품을 생산하는 역할도 초기에 국내에서 가능하고, 보다 중요한 것은 융복합 및 개방형 혁신을 위해서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을 모두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본부장은 “아이폰이 대표적 융복합?개방형 혁신제품인데, 이제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기자동차, 자율자동차, 드론 등도 개방형 혁신제품으로 인식하여 이들 제품의 차별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조 본부장은 한류 등에서 나타난 문화적 소양에 따르면 제조 및 여타 서비스 분야에서도 창의성 있는 제품의 창출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창의성과 차별화 제품이 중요한 이유는 똑같은 기술 및 제품으로 품질이나 가격경쟁력을 통해 중국 제품과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경쟁보다는 활용과 협력, 차별화 등의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봤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중국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개방형 혁신에 이러한 중국 기술을 활용 가능성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면 자융주행 분야에서 현대와 바이두의 제휴 등을 말한다.

 

③ 글로벌 가치사슬 고려한 산업발전 전략 수립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할 방안 중의 또 하나는 “글로벌 가치사슬을 고려한 산업발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 조철 본부장은 어떤 산업을 육성할 것인가 보다 어떤 역할을 국내에서 수행할 것인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전기자동차가 신산업이지만 전기자동차의 조립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조립에 비해 난이도가 크게 낮다 이 경우 조립보다는 R&D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가치확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조 본부장은 “신산업은 조립이나 생산의 문제보다 R&D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R&D를 강조하고 상대적으로 제조 부문을 소홀히 한다는 것이 아니라 제조부문은 스마트 제조가 부상하기 때문에 이로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고 확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조 본부장은 연구개발은 예상과 달리 우리의 강점이라고 주장했다. 우수한 R&D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저비용으로 연구개발을 수행이 가능한 국가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실제 GM이 한국의 연구개발 기능에 집착하는 이유는 한국의 연구개발 능력 때문이며, 현대자동차의 연구효율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한다.

조 본부장은 앞으로 스마트 제조개념이 도입되면 인건비 등보다 우수한 생산 시스템을 갖춘 기업이나 국가가 제조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에도 우리 제조업이 경쟁력을 보유한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도입률과 같은 스마트 제조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으로는 스마트 제조 시스템도 그 자체가 중요한 수출 분야로 육성될 가능성도 있어 R&D의 역할 강조와 함께 스마트 제조로서 제조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④ 자체 브랜드를 육성해야

“가치사슬이라는 관점에서 자체 브랜드를 육성해야 한다.” 자체 브랜드가 왜 중요한가? 목격하다시피 가전제품의 생산은 인건비가 싼 신흥국에서 하지만 제품의 기획과 연구개발 등은 자국 내에서 이루어져 고부가가치 측면의 고용이 등이 발생한다. 기업은 가치사슬의 모든 과정을 포함하고 있어 자국 독자 브랜드의 존재 여부 및 역할도 산업발전과 매우 중요한 관계를 갖는다. 급변하는 시계 통상환경 아래서는 국민경제 및 우리 산업에 있어 자체 브랜드 역할이 보다 중요하다.

조 본부장은 “자체 브랜드가 존재한다는 것은 기업 가치사슬의 핵심 부분을 자국 내에서 실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가전산업에서 제품의 생산은 인건비가 싼 신흥국에서 할 수 밖에 없지만, 세계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국 브랜드가 존재할 경우, 자국 내에서 아이템의 기획, R&D 등이 이루어져 이와 관련한 고용 등이 창출된다”고 강조했다. 또 애플이 아이폰을 거의 모두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부가가치의 대부분은 미국이 거두어들이고 질좋은 일자리도 미국에서 창출하는 것을 목격하는 것과 같이 글로벌 가치사슬의 핵심에는 한 국가의 자체 브랜드 존재 여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